특이점은 정말 화요일에 올까? '예측'이라는 이름의 딜레마
요즘 인공지능 관련 글들을 읽다 보면, 저절로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The Singularity will occur on a Tuesday”라는 제목의 글을 우연히 접하고는 한참을 생각에 잠겼습니다.
특이점, 즉 싱귤래리티가 올 거라는 예측은 이미 많이 들어봤지만, ‘화요일’이라니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목 자체가 굉장히 많은 질문을 던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이 흥미로운 제목을 보면서 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여러분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그 ‘화요일’이 던지는 메시지
처음에 이 제목을 봤을 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뛰어넘고, 문명의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하는 지점을 특이점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런데 그런 엄청난 사건이, 그것도 하필이면 특정한 ‘화요일’에 온다고 하다니요.
이 제목이 농담이거나 풍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너무나 거대하고 모호한 미래의 개념을, 마치 내일 아침에 있을 일처럼 구체적인 요일까지 지정해서 이야기하는 게 어찌 보면 인간의 오만함이나 예측에 대한 집착을 비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미래를 통제하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그게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저는 이 ‘화요일’이라는 단어에서, 특이점을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기다리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치 버스를 기다리듯,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나타날 거라 믿는 걸까요?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란 게 그렇게 선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만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특이점, 대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잠깐, 혹시 특이점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 짧게 짚고 넘어가죠. 특이점은 보통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개선하고 진화시켜 인간의 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에 도달하는 가상의 시점을 말합니다. 이 시점이 오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져서, 인간의 상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죠.
레이 커즈와일 같은 미래학자들이 이 특이점의 도래를 꾸준히 주장해왔고, 최근 AI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면 마냥 허황된 이야기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초거대 AI가 등장하고,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로봇이 점차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 “혹시 정말 특이점이 다가오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피어오르거든요.
그렇다면 특이점의 ‘화요일’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는 특이점이 단순히 개념적인 논의를 넘어, 우리의 현실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시점을 은유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특이점이 들이닥칠 수도 있다는 경고일 수도 있고요.
예측은 우리의 본능인가, 환상인가?
우리는 예로부터 별을 보고, 꿈을 풀고, 온갖 방식으로 미래를 예측하려 애써왔습니다. 농경 사회에서는 날씨 예측이 생존과 직결되었고,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 예측, 트렌드 예측이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죠. 기술 예측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기술 예측은 특히나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이렇게 바꿀 것이라고 20년 전에 누가 정확히 예측했을까요? 인터넷이 지금처럼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기술은 복잡계와 같아서, 하나의 변화가 수많은 다른 변화들을 불러일으키고, 그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예측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그게 아마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기보다는, 어떻게든 통제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인 거죠. ‘화요일’이라는 예측은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불확실성 속에서 작은 확실성이라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요.
개인적으로 저는 수많은 기술 트렌드를 예측하는 글들을 보면서, 결국 중요한 건 ‘시기’보다는 ‘방향성’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특정 기술이 언제 상용화될지는 몰라도, 그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갈지는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잖아요.
특이점은 점진적으로 올까, 갑자기 나타날까?
“The Singularity will occur on a Tuesday”라는 문장은 특이점이 마치 어느 날 갑자기, 특정 시점에 툭 하고 나타날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하지만 특이점의 도래 방식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죠.
하나는 ‘급진적 특이점’입니다.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AI가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를 급격히 개선하며, 순식간에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치 0에서 1로 넘어가는 한 점처럼 말이죠. ‘화요일’이라는 표현은 이런 급진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점진적 특이점’입니다. 특이점은 하나의 명확한 시점이 아니라, 길고 느린 과정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미 AI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고, 점점 더 많은 결정을 AI에 맡기고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인간과 AI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결국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이미 특이점 이후의 세상에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거죠. 마치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요.
저는 개인적으로 점진적 특이점 쪽에 더 무게를 둡니다. 물론 특정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갑작스러운 충격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이 통째로 뒤바뀌는 과정은 단 한 점으로 정의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AI의 발전도 이미 점진적 특이점의 시작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술 발전 속도를 경험하며 느끼는 것들
제가 개발 분야에 몸담으면서 늘 느끼는 건, 기술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꿈같았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새로운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가 쏟아져 나오죠. 이런 변화들을 쫓아가다 보면, ‘미래’라는 게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현재 속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연어 처리 모델이 이렇게 사람의 말을 유창하게 이해하고 생성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GPT-3가 나왔을 때도 놀랐지만, 그 이후의 모델들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였죠. 이런 경험들을 하다 보면, ‘화요일’ 같은 특정 시점을 예측하기보다는, ‘어떤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스스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기술은 항상 양날의 검이잖아요. 무한한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위험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이점은 화요일에 온다’는 말은 어쩌면, 우리가 무방비하게 미래를 맞이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특이점이 언제 올지, 혹은 이미 오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건 불가능합니다. ‘화요일’이 될지, ‘수요일’이 될지, 아니면 ‘2030년’이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죠. 하지만 중요한 건, 기술의 발전이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윤리적 변화는 필연적이라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준비는 ‘적응력’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태도요.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역할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자신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죠.

그리고 ‘윤리적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의 힘이 커질수록,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고 통제할지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 기술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니까요.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마무리하며: ‘특이점’이라는 거울 속의 우리
“The Singularity will occur on a Tuesday.” 이 문장은 저에게 단순히 특이점의 도래 시점을 예측하는 문장이 아니라, 특이점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예측 욕구, 기술 발전 속도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비춰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화요일’은 물리적인 요일이 아닐 겁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관심하게 흘려보내거나, 혹은 너무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는 ‘어느 날’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화요일을 기다리는 자세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기술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미래를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아닐까요?
특이점이 언제 오든, 저는 그 변화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적응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고민들이 여러분께도 작은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